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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IT 특성화고등학교를 나왔다.

특성화고등학교로 가게 된 이유는 대부분이 그렇듯 크게 세 가지로 나뉠 것이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빨리 돈을 벌기 위함이거나 공부를 잘하지 못해 기술을 배우려 함이거나 어렸을 때부터 해당 분야의 꿈을 가진 경우이다.

나는 집안 형편이 안 좋기도 했고 공부로 먹고살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되어 빠르게 진로를 결정하게 된 케이스이다.

내 주변 친구들의 경우에도 대부분 세 가지 이유 중 하나로 특성화고를 선택하게 되었다.

 

 

가끔 부모님의 반대로 인문계로 진학하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부모님들 중 특성화고등학교에 다니는 애들은 공부 못하고 노는 애들이 가는 학교라는 인식을 가진 분들이 많이 계셨다. 

3년간 다녀본 결과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실제로 공부 못하고 노는 애들도 좀 있긴 했지만 그런 애들은 인문계에도 많이 있었다. 분위기 자체가 공부를 포기한 느낌이긴 하지만 기술을 배움에 있어서는 굉장히 열정적이고 서로 승부욕도 강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건 학교마다 굉장히 다른 것 같다. 반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다르듯이 특성화고등학교라고 해서 모든 학교가 노는 애들이 다니는 학교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다.

 

 

제조, 관광, 요리, 컴퓨터, 기계, 미용 등 수많은 분야 중에 왜 컴퓨터 쪽으로 가길 결심하게 된 이유가 뭐였냐면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웃기기도 하다.

중학교 3학년 때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나고 부터인가? 고등학교 지원을 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때부터 특성화고등학교에서 중학교로 학교 홍보를 하러 온다. 

특성화고등학교 진학을 고민하는 친구들이 대부분 이 시기에 학교를 결정하고 나 또한 그랬다.

수십 개의 학교가 찾아오는데 들으면서 관심이 생긴 학교를 정해두고 해당 학교에 모두 직접 방문해보았다.

 

 

 

 

직접 방문했다는 글을 보고 놀랄 수도 있을텐데 무작정 찾아가서 저 이 학교에 진학하고 싶은데 좀 봐도 되나요!! 하는 게 아니라 학교에 방문해서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기간이 있다. 

그때가서 실제로 가게 되면 무엇을 배우고 어떤 걸 하게 되는지 상세히 알 수 있다.

방문해보는 걸 추천드리는 게 생각한 것과 많이 다른 걸 배울 수도 있고 나름 학교에 분위기가 어떤지 파악해볼 수 있어서 선택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사실 난 컴퓨터에 대해서 잘 몰랐다. 그냥 검색하거나 쥬니어네이버 게임 하는 용도로만 사용했었다.

그런데 왜 컴퓨터 분야로 가게 되었나면 선배들의 영향이 매우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방문 체험을 갔을 때 사실 내가 갔던 학교 중에 제일 별로였다. 위치도 높은 언덕 위에 있고 학교도 작았다. 

다른 학교는 방문 체험하러 온 애들도 많고 스케일도 컸는데 여기는 선배 3분만 덩그러니 있었다.

 

 

 

 

처음 들어갔을 때 ??? 이런 느낌이었다. 근데 신기하게도 방문 체험 온 다른 애들이 없어서 자세히 설명도 들을 수 있고 소수의 선배들만 있어서 그런지 더 편한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자기가 만든 것이라며 막 설명해주시는 선배들의 모습이 참 즐겁고 행복해 보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는 사람은 저런 모습이구나 하면서 마음에 깊이 와닿았던 것 같다.

그렇게 체험을 마치고 나왔을 때는 머릿속에서 이 학교를 가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고등학교에 지원하는 기간이 다가왔는데 특성화고등학교에 지원 방법은 크게 일반 전형과 특별 전형으로 나뉜다. 일반 전형은 내신만 보고 뽑는 것이고 특별 전형은 내신을 보지 않고 출결, 봉사활동, 자기소개서 및 학업계획서, 포트폴리오, 면접 등 여러 평가 기준을 통해 뽑는 것이다.

모집 순서는 특성화고 특별전형 ▶ 특성화고 일반전형 ▶ 인문계고 모집 ▶ 특성화고 추가모집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A 학교에 특별전형에서 떨어진 후에 A 학교 일반전형을 지원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B 학교에 특별전형에서 붙게 되면 A 학교에는 지원을 하지 못하게 된다. 

성적이 좋다면 웬만하면 일반전형으로 지원하라고 해주고 싶다. 나 같은 경우에는 특별전형에서 떨어지고 일반전형을 통해 합격한 케이스인다.

일반전형은 떨어질 것 같아서 특별전형을 지원했는데 봉사시간을 다 채우지 못해 점수가 많이 깎여서 떨어지게 되었다. 

 

 

 

 

특별전형이 발표 나던 날 이름이 없는 걸 보고 학교에서 많이 울었다,,, 그래도 혹시 몰라 일반전형을 지원했는데 붙어서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 등 특별전형을 준비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정말 공부 좀 열심히 할 걸 하고 후회했었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취업도 해보고 퇴사도 해보면서 순간마다 느꼈던 생각이나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었다. 나도 그렇고 주변 친구들을 보면서 느낀 건지만 인문계를 가서 후회하는 친구들, 특성화를 가서 후회하는 친구들 모두 있었다. 아니면 전공과 잘 맞지 않아 고등학교에서 많이 방황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나는 이때가 내 미래의 직업을 결정하는 하나의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신중히 선택해서 후회하지 않는 결정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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